| 초록 인형작가 정 문 영 약사 |
| [이명녀 2006.06.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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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약사출신 인형작가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알고보니 그는 헝겊인형작가로 유명한 초록인형의 정문영작가였다.
그는 인형업계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순수창작인형작가.
표정이 하나하나 살아있어 헝겊인형으로서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가 정문영과의 만남은 메마른 약국의 현실속에서 유년시절 인형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을 되돌아보게 했다.
■약사에서 인형작가로의 변신
처음에 그는 꿈보다는 현실적인 약사의 길을 선택했다. 대학에서 알게된 남편(정형외과 의사)과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가사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남편의 옷수선부터 퀼트까지 집안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세상에 하나뿐인 인형‘초록인형’을 만들게 된 시작이었다. 그는 어릴 때 부터 바느질이 `놀이'였다. 그리넉넉치않은 살림이라 다른아이들처럼 인형을 갖지 못했던 정씨는 의상실을 운영하던 엄마가 남겨놓은 자투리 천으로 인형과 옷을 만들어 놀곤 했다. 특별히 인형만들기를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구하고 독학으로 배웠다. “처음부터 혼자 모든 것을 익혔기 때문에 ‘나만의 독창적인 인형 만들기’는 오히려 쉬웠죠. 하나의 인형을 만들때마다 하나의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이나 다름없기에 힘들고 고된 작업이지만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인형을 만든다는 보람은 이루 말로할 수 없다. “초록인형은 헝겊 인형으로 바디의 제작방식이 다른 헝겊인형과 다릅니다. 찰흙으로 형태를 빚듯이 또는 무형의 형체를 깎아 구체물을 만들 듯이 솜과 천을 바늘과 실로 가지고 그 형태를 만들어 나가는 헝겊인형이죠. 처음엔 부동적인 인형이 이젠 팔 · 다리, 어깨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점점 저스스로가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죠.”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
이같은 정작가의 솜씨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좀 더 한국적인 정서가 깃든 인형을 만들기에 열정을 기울인다. 지금까지의 국제대회에서의 수상경력도 다양하다. 최근엔 독일에서 열린 국제인형축제에서 2004년2005년 수상작가들만이 참여하는 콘테스트에서 영화 ‘왕의 남자’에서 힌트를 얻은 ‘탈춤을 추고 난 후’라는 작품으로 당당히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해 한국의 명성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이젠 약사이기보다 인형작가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다. 이름이 왜 초록인형이라는 질문에 그는 “초록이란 이름은 작가인 저의 아이디로서 제가 인형에 창작의 특별함을 부여하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인형은 두겹의 천의 특성을 이용하여, 제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특유의 바늘조각기법을 통해 제 생각과 취향, 의지들을 표현해 내고 있는 입체적이며, 개성을 지닌 구체적인 표정을 가진 artistic인형이기 때문이죠.”
■초록인형의 세계
초록인형은 재료로 보면 얼굴과 몸체가 모두 천으로 만들어지고, 솜으로 속통이 채워지는 헝겊인형에 속한다. 초록인형은 천인형 혹은 헝겊인형이며, 외국에서는 cloth doll 또는 fabric doll, fiber doll로 이해될 수 있다. 헝겊 속에서 놀라울 만큼 사실적인 얼굴표현을 자랑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만큼이나 인형을 통해 다양한 인간의 미를 창조한다. 정확한 인체비례, 골격과 표면의 천을 다르게 해서 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하는 등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실성을 추구한다. 헝겊으로 만드는 인형의 표현력에 도전하는 정문영작가. 지금까지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 재우는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연출한 작품부터 산타의 선물보따리를 기다리는 동네아이들, 흑백영상처럼 흰색과 백색이 어우러져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학창시절의 ‘첫사랑', 동화적인 표현을 담은 ‘어린왕자', 발레무대를 연출한 발레리나 커플 ‘데이빗과 루시', 중세의 무도회장을 연출한 ‘Swan Lake의 무도회장', 신화를 소재로 한 ‘아담과 이브', ‘꼬마동방박사', ‘마리아 수녀님' 등 그녀가 탄생시킨 인형만도 다양하다. “이젠 약사이기보다는 인형작가로 인정받죠. 취미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초록인형이 이렇게 사랑을 받게 되니 무척 기뻐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인형을 만드는 데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 인형과 숨쉬는 작가로, 세계적인 작가로 거듭날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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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약사 신문과의 인터뷰